로마인 이야기 15 -그 마지막 이야기- , ‘로마 세계의 종언’

로마의 쇠망을 논한 역사서나 연구서는 그야말로 바닷가의 모래알만큼 많지만, 황당무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들을 제외하면 그 모든 것이 다소는 옳다. 그것들을 주워 모으면 로마가 쇠망한 요인을 손쉽게 알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한 번뿐인 인생을 남의 업적이나 주워 모으는 작업에 소비할 마음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 다섯 권에서는 특히 ''보다 '어떻게' 쇠망해갔느냐에 중점을 두어 쓰기로 했다.

한 나라의 역사도 한 사람의 생애와 비슷하다. 어떤 사람을 철저히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평생을 더듬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오늘날 세계 각국의 교과서는 서기 476년을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해로 명기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교과서도, 어느 로마사 권위자도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는 말하지만, '' ''은 말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건국한 해인 기원전 753년부터 헤아리면 1,229년 뒤에 멸망했다. 이것은 622년 전인 기원전 146년에 일어난 카르타고의 멸망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어이없는 종말인가.

로마는 카르타고보다 두 배나 긴 세월 동안, 카르타고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광범위하게, 그리고 거기에 살았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깊고 큰 영향을 주었지만, '위대한 순간'은 갖지 못했다.

불타기는 했다. 하지만 화염으로 불탄 것은 아니었다.

멸망하기는 했다. 하지만 처절한 아비규환과 함께 멸망하지는 않았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위대한 순간'도 없이 그렇게 스러져갔다.


 

"인간에게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선이 있다.

그것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객관성이 없다.

따라서 법률로 다룰 수 없고, 종교로 가르칠 수 없다.

개개인이 자기한테 좋다고 생각하는 생활 방식일 뿐

만인공통의 진리를 탐구하는 철학이 아니다.

그것이 “Style”이다."

 

다른 이에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는 그 스타일 이라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그것에 손을 대면 더 이상 자기가 아니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간의 차이는 자질보다 스타일, 자세에 있을 수 있다."

 

 

로마, 그렇게 훌륭하고 멋진 제국이 또 있을까? 그 광대한 제국의 멸망은 고목나무가 뿌리부터 썩은 뒤, 몰아치는 바람에 아주 천천히 쓰러지는 것이었다. 그것을 목격하는 기분은진정한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그리고는 스키피오의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고작 1~2세기 전의 세계와 지금의 세계는 분명 많이 다르다. 천년 뒤 지구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그 때 대한민국은 존재할까? 미국은 지금의 패권을 유지할까? 지금의 내가 알바 아니겠지만, 참 재밌다. 모든 것이쇠망사라는 것이

현재 모든 국가는 망해가는 중이고, 모든 기업도 망해가는 중이며 모든 인간은 죽어가는 중이다.

 

 

인간의 행운과 불운은 그 사람 자신의 재능보다도 그 사람이 어떤 시대에 살았느냐와 더 관계가 깊은 것 같다. (시오노 나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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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지나 | 2008/06/11 17:17 | [Book Log] 로마인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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